달랑게 / 이명수
참 많이도 훔치고 살았구나
마령포구 뻘밭에 앉아
지는 해 보다가
달랑게 한 마리 내 먹던 것 잽싸게 물고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것
들여다보다가
그래, 나 또한 그렇게 살았구나
제 것 아닌 것 흘끔흘끔 훔쳐보고 있는
저 많은 것들, 너나 나나
죽은 몸뚱어리 물고 도망가는 달랑게와 무엇이 다르랴
잡히면 다리 하나 떼어놓고
달아나는 달랑달랑 달랑게야
시집 <울기 좋은 곳을 안다> 2008. 시로 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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