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서 / 한성례
푸듯푸듯 흙먼지가 날아왔다.
살끝에서부터 간지럼타는 유년의 기억들
미루나무 꼭대기에 고추잠자리가 맴돌면
어지럼증처럼 들판 끝을 바라보았던
들녘으로 난 나의 운동장, 끝은 아득했다.
벼가 누럿누럿거리면 한 귀퉁이 두레박
우물물이 가득 고이고 운동회는 시작 되었다.
만국기 아래 아이들이 곰실곰실 꼭두각시춤을
추고 있다. 물 말라가는 버드나무 아래서
실눈 뜨고 바라보는 도시의 운동회
내 여덟살에서 자꾸만 눈끝은 흐려지고
훌쩍 내 여기 아득하게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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