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칼 / 안명옥

시인 최주식 2010. 2. 2. 22:35

/ 안명옥

 

칼은 너무 많은 생각을 가질 때 위험하다

칼을 잡을 때 오른 손은 방향을 잡고

왼손은 힘을 줘야 한다는데

생각이 많아서인지 방향을 잃어버린 칼에

마음만 베어나간다

칼을 내리칠 때마다

내가 칼이 되었다

자를수록 더 잘라지지 않는

칼질은 내 심장의 혈압처럼 방망이질 하고

내 몸속 새겨진 칼자국이 혈관을 타고 다닌다

칼을 보면

이상한 식욕이 돋는다

 

  시집 <칼> 2008.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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