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당선詩

[2010 대구매일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시인 최주식 2010. 2. 11. 23:43

[2010 대구매일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중심 / 김현욱 

다리 한쪽이 부러진

나무의자 하나

쓰레기장 구석에 기우뚱 서 있다

흔들리지 않고

소리 내지 않고

바르게만 살아온

나무의자

단 한 번

중심을 놓치고 넘어지자

구석으로 오게 되었다

남은 다리로 뒤뚱뒤뚱

제 스스로는

처음 잡아보는 아슬아슬한

중심

하늘 한 귀퉁이가

비스듬히 내려와

나무의자에 기댄다

세상에 없던

중심이

우뚝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