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셋방 앞 목련나무 / 서수찬
문을 열고 나오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목련꽃이 너무나 깊게
나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날 이삿짐을 나르다가
장롱이 안 들어가서
목련나무 몇 가지를 자른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때 일 때문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금방 내 옹졸한 속을 알아차립니다
벌써 목련나무는 그 잘렸던 상처를
꽃으로 삼켜 버린 지 오래입니다.
시집 『시금치 학교』2007. 삶이 보이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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