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문칼럼)

‘있음에’와 ‘있으매’의 차이

시인 최주식 2010. 2. 27. 00:04

[우리말 바루기] ‘있음에’와 ‘있으매’의 차이 [중앙일보]

 

기부 천사들이 있으매 우리의 미래는 밝습니다.” “익명의 기부 천사, 그들이 있으매 감사합니다.” 기부 선행을 이어 가는 이들을 향한 칭송을 듣고 있노라면 떠오르는 의문 하나. ‘있으매’를 ‘있음에’로 고쳐야 하는 게 아닐까?

‘기부 천사들이 있으매’로 쓰는 건 바르나 ‘그들이 있으매 감사합니다’는 ‘있음에’로 바루어야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으매’의 의미로 사용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감사하는 대상일 뿐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남몰래 기부하는 천사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는 것이므로 ‘있음에’가 오는 게 맞다.

‘-으매’는 “꿈이 있으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굴하지 않는다” “용기가 있으매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다”와 같이 사용한다. ‘꿈이 있어서(있기에)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굴하지 않는다’ ‘용기가 있어서(있기에)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다’는 뜻으로, 앞의 내용이 뒤에 오는 내용의 원인이나 근거가 되므로 ‘-으매’가 오는 게 자연스럽다.

‘-음에’와 ‘-으매’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구분해 써야 한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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