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바람끼(?)는 안 돼요 [중앙일보]
요즘 TV 드라마에는 불륜·이혼 등 비정상적인 내용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특히 아내나 남편이 바람 피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럴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 ‘바람끼’다.
이성을 함부로 사귀거나 관계를 맺는 경향을 가리킬 때 ‘바람끼’라는 말을 쓰곤 하나 ‘바람기’가 정확한 표현이다. ‘화장끼/소금끼/기름끼/장난끼’ 등도 비슷하게 잘못 사용된 경우다. ‘화장기/소금기/기름기/장난기’ 등으로 고쳐야 한다.
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기운나 성분, 느낌 등의 뜻을 더해 주는 접미사 ‘-기(氣)’를 발음 나는 대로 ‘-끼’라고 적기 때문에 생기는 잘못이다. 발음이 ‘-끼’로 나더라도 ‘-기’로 표기해야 한다.
그러나 ‘끼’가 독립된 단어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춤·노래에 관한 끼가 있더니 가수로 대성했다”에서와 같이 연예에 대한 재능이나 소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끼’가 사용된다. “끼가 있는 여자처럼 보이더니만 결국 바람이 났구나”에서처럼 바람기를 한마디로 일컬을 때에도 ‘끼’가 쓰인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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