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문칼럼)

않느냐/않으냐

시인 최주식 2010. 2. 27. 00:01

[우리말 바루기] 않느냐/않으냐 [중앙일보]

 

이번 설 연휴 기간에 눈이 내려 고향에 계시는 어른들께서 ‘도로가 미끄럽지 않으냐’고 자녀들을 걱정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일상에서 ‘-지 않으냐’ ‘-지 않느냐’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어떻게 구별해 사용하는지 생각해 보자.

ㄱ. 왜 밥을 먹지 않느냐?

ㄴ. 멍이 들었는데 아프지 않으냐?

ㄷ. 그런 일을 하다니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ㄹ. 내가 전쟁을 하자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않다’가 ‘-지 않다’의 꼴로 쓰일 때는 앞말의 품사가 무언인가에 따라 자신의 품사도 달라진다. 앞말이 동사이면 ‘않다’는 보조동사가 되고, 앞말이 형용사이면 ‘않다’는 보조형용사가 된다. ‘-느냐’는 동사 뒤에, ‘-으냐, -냐’는 형용사 뒤에 쓰이므로 앞말의 품사만 알면 어느 것을 써야 할지 알 수 있다. ㄱ의 ‘먹다’는 동사이므로 ‘않느냐’가 옳고 ㄴ은 ‘아프다’가 형용사이므로 ‘않으냐’를 쓴다. ㄷ과 ㄹ 역시 ‘무섭다’ ‘아니다’가 형용사이므로 ‘않으냐’로 고쳐야 한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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