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 - 한용운(1879~1944)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허락된 자유마저 기꺼이 접게 하는 복종, 그런 복종이라면 어떤 자유보다도 아름답고 달콤하리라. 어설픈 방종을 자유로 알고 날뛰는 세태에게 진정한 헌신을 곱씹어 보라면 어느덧 고루한 권면일까. 복종만 바치고 싶은 관계의 저쪽에 앉아계신 그대는 누구신가. 마음으로부터 솟구치는 경애가 그대 앞에 선 나를 자랑스럽게 하리. 3월 초하루에 또다시 만나는 그대! <김명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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