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활천 문학상> 대상
호랑가시나무를 찾아서 / 권여원
지금은 사라져가는 호랑가시나무
붉은 열매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가시에 찔린 채 증동리에 버려진 그녀가
여기, 잠들어 있습니다
니느웨를 바라보는 주의 눈물
묘비명 위에 참방참방 고입니다
다시스의 뱃고동 소리
누구를 위한 바램인지 가만히 귀 대어 보면
소라껍데기에 영혼의 탄식이 쓰르르 부딪혀옵니다
낙타 무릎으로 그들에게 다가서던 땅끝의 그녀
가난한 상처 싸매며 모래알 같은 이름을 심고 다독이던
메마른 외침으로 사람들의 가시를 빼주던 그녀
해닳은 고무신으로 섬과 섬 이으며 십자가를 노래할 때
검은 그림자, 그녀 입술이 피어나지 못하도록
가슴을 짓밟고 죽창으로 찌릅니다
골고다 언덕 길, 면류관의 가시 뽑아내던
티티새 핏물이 이마를 적시고 세상 물들입니다
등대의 불빛
저문 땅 비추며 수평선 항해할 때
깨알 같은 이름들, 만선을 꿈꾸며
붉은 노 저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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