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꽃삽 / 나혜경

시인 최주식 2010. 3. 6. 22:43

꽃삽 / 나혜경

 

꽃삽 한 자루 사다 놓고

일 년에 딱 한 번

땅두릅 캐러 갈 때 써먹는데

분갈이를 하거나 꽃모종을 뜨자던

소박한 소망 하나 이루지 못하고

두릅의 어린 순이나 상하게 하자니

막사는 생

꽃삽이라 부르지를 말아라

이름답게 살고 싶어 몸부림치다

올 봄

제 손으로 제 허리를 분질러 놓고 말았다

 

 

시집<담쟁이덩굴의 독법> 2010. 고요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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