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예상 밖의 효과 - 김민정(1976 ∼ )

시인 최주식 2010. 3. 19. 22:45

예상 밖의 효과 - 김민정(1976 ∼ )

한겨울에 강원도의 아이들이

북어를 가지고 칼싸움을 한다

소리가 제법 칼이다

그렇게 믿고 또 휘두른다

칼에게 칼날이 전부이듯

북어에게 최선은 몸통이다



국으로 끓여 아침 식탁에 올리면

몸 푼 동생이 가장도 아니면서

가장처럼 먼저 한술 뜨는 이유,

젖 도니까


칼에게 칼날이 생명이듯 온몸으로 바다를 헤쳐 온 명태에겐 몸이 전부다. 강원도 산골 황태덕장의 명태들은 겨울바람에 그 몸을 감았다 풀었다 하면서 북어 중의 북어, 황태가 된다. 변신으로 깡마른 황태, 산골 아이들은 장난감 칼 삼아 그 몸과 놀고, 세상의 시름에 겨운 가난한 시인은 아침 해장술국으로 그 몸을 두드린다. 어느새 봄이 왔으니 덕장의 명태들은 찬바람에 제 몸 말리는 일 그만두었을까. 세찬 바람에 몸 벼리던 헌신이 뜻밖에도 산모의 젖줄에 이어져 있다는 것. 과연 예상 밖의 효과일까? <김명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