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고요 / 이원

시인 최주식 2010. 4. 14. 21:13

고요 / 이원

 

 

시간을 깎는 칼이 있다

 

시간의 아삭거리는 속살에 닿는 칼이 있다

 

시간의 초침과 부딪칠 때마다 반짝이는 칼이 있다

 

시간의 녹슨 껍질을 결대로 깎는 칼이 있다

 

시간이 제 속에 놓여 있어 물기 어린 칼이 있다

 

가끔 중력을 따라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칼이 있다

 

그때마다 그물처럼 퍼덕거리는 시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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