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 서성자
박제된 그리움 같은 앨범을 뒤적인다
우유빛 날개 입은 순백의 기러기 한 쌍
무지개 융단 위를 날아
꽃 계단을 오르고.
담장 밑에 심었던 박하 풀 마른 자리엔
가난한 내 유년의 여린 목을 휘감았던
퇴색한 희망 몇 포기
잡초로 웃자라 있다.
이렇게 반쯤 걸어온 하루가 또 가고 있다
선 밖에서 떠돌던 상념의 찌꺼기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각 틀을 맴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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