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김보영
1.
손과 손을 둥글게 맞잡은 물방울이
수채화 속 휘어진 세상을 담아든다
구포역, 낡은 탁자 위 덩그러니 놓여진 꿈.
2.
어릴 적 뛰놀던 길, 그 컵을 들여다본다
헤엄치는 물고기의 일렁이던 비늘이
희미한 汽笛되는가, 그림자가 되는가.
3.
노을 속 동백꽃 빨갛게 타오르다,
보송한 솜털 박힌 이파리 하나 톡 떨군다.
새하얀 목덜미 두르고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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