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컵- 김보영

시인 최주식 2011. 1. 16. 16:31

컵- 김보영


1.
손과 손을 둥글게 맞잡은 물방울이
수채화 속 휘어진 세상을 담아든다
구포역, 낡은 탁자 위 덩그러니 놓여진 꿈.

2.
어릴 적 뛰놀던 길, 그 컵을 들여다본다
헤엄치는 물고기의 일렁이던 비늘이
희미한 汽笛되는가, 그림자가 되는가.

3.
노을 속 동백꽃 빨갛게 타오르다,
보송한 솜털 박힌 이파리 하나 톡 떨군다.
새하얀 목덜미 두르고 겨울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