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어머니
만보 유제근
손을 마주 잡고
교혈(交血)같은 전율
만남은 짠 한 것
반찬 통 김치냄새가
두 여인의 향기로 변하고
손을 놓지 않고
방으로 들어서며
그래! 우찌 사는겨?
눈자위를 지그시 누르며
괜찮혀!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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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부드러운 서정과 인간적 가치에 대한 정감이 가득 담겨있다. 내 꿈의 방향이면서도 내 꿈의 방향이 아니었음 싶은 애틋한 사랑과 연민의 친정 어머니는 이 세상 중심의 위치에서 모든 딸들의 상처를 껴안아 준다. 보통의 사람들은 인간관계나 바라보는 사물을 평면적으로 생각하지만 시인은 이처럼 천진한 마음의 눈으로 자신을 갈고 닦는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내부에 감춰진 딸과 어머니의 결코 계산하지 않는 아름다운 관계는 혹한의 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최주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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