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評·컬럼(column)

님이여 조국의 꽃이여/김옥자

시인 최주식 2011. 6. 23. 23:27

님이여 조국의 꽃이여/김옥자

 

유월의 하늘로

돋아나던 애국의 뜨거운 물결이여

 

핏빛으로 창창한

시린 햇살에 부서지는 비목이여

 

충혼으로 뿌리신 선혈 진 조국

세계 온 만방으로 거룩하게

 

태극기 펄럭이는

그대의 빛나는 호국정신


삶의 골짜기마다

이름 모를 초목들에 뉘인 님이여

 

님께서 가신 길

푸른 초목으로 일어서는 기운마다

 

빗발같이 쏟아지는 총탄 가슴으로 다 받아내며

응어리진 한으로 부서지는

 

거룩한 울림은 고국 산천 들녘을 지나

통곡의 강을 건넙니다

 

애국의 넋이 되어 가던

포성 소리 들리는듯합니다.

 

님이여!
다 피지 못하고 가신 님이시여!


풀 무덤마다 승승장구 기상으로

자유의 불꽃을 살라냈습니다

 

한 줌의 부토로 남아

강인한 불멸의 정신 일깨워

 

온몸으로 피어나는 정열의 꽃입니다

생명의 힘으로 불끈 쥔 조국의 꽃이여

 

유월의 찬란한 태양이여

님의 넋이 된 불사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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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61주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하나뿐인 분단국가요, 반만년 역사를 지닌 백의민족이면서도 남한과 북한이 총을 맞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폭풍 전야처럼 충혼의 고요가 행마다 이어지는 이 가슴 시린 한 편의 시는 포탄이 빗발치던 전쟁 속에서 수없이 사라져간 고귀한 영령들께 바치는 노래인 동시에 역사적 격변기라 할 한국전쟁의 비극과 민족의 아픔이 스며있는 시다. 또한 슬퍼하지만 절망하지 말고 <유월의 찬란한 태양이여/님의 넋이 된 불사조여>처럼 전쟁의 교훈을 되살려 미사일이나 핵무기로도 넘어뜨릴 수 없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는 비장한 여운과 공적인 울림도 있다. 늘 아름답게 사랑의 담론을 펴고, 미학적 언어 탐구에 몰두하는 김옥자 시인은 미래의 서정시단을 이끌어 갈 중심 시인으로 부드럽지만 언어의 급소를 후려치는 시를 쓴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남북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님이여 조국의 꽃이여>를 암송하며 평화 기행을 하고 싶다. 얼마남지 않은 호국보훈의 달, 6월의 신록은 싱그럽다. 조국을 위해 몸바친 거룩한 님들의 숭고함을 다시금 되새겨보자. (최주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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