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차정숙
긴장의 뱃고동
푸른 융단위 청정 마시고
설레는 마음
솜사탕 만든다
시골 아낙네 훈훈함
바람 가로질러
섬주위 뿌리고
유배 온 선비 한양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망주봉 눈에 넣었다
사랑있어 행복있고
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
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
길게 늘어진 게살은
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
-------------------------------------
처서를 지난 이맘때 쯤 유배 온 선비가 한양을 바라보며 임금을 그리워했다는 역사를 간직한 군산 선유도에 가보라. 불빛들 치열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 선유도의 밤을 만난다는 것은 기쁨이리라. 모든 것 나누며 살다 떠나는 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보라. 물처럼 맑은 세상, 물처럼 깨끗한 마음, 물처럼 포용하는 마음을 가지면 내 모습도 본래 물처럼 맑은 것이었음을 알게 되리라. 차정숙 시인은 <사랑있어 행복있고/아름다워 황홀 울어대고/벗 있어 외롭지 않은 밤/길게 늘어진 게살은/밤의 향기를 간지럽힌다> 라며 선유도의 밤을 노래한다. 밤이 없다면 절대 순환의 이치인 낮이 그토록 눈부실 수 있을까? 땅이 없다면 하늘이 있을 수 있을까? 사랑이 없다면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벗이 없다면 내가 있을 수 있을까? 차정숙 시인이 우리에게 풀어 놓은 선유도의 상념이 부드럽고 아름다워 즐거운 공감에 이른다. (최주식 시인)
'詩評·컬럼(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 최주식/9,10월호 권두언 (0) | 2011.09.01 |
---|---|
죽은 자들의 세계/이재희 (0) | 2011.08.31 |
빛이여 희망이여/연선화 (0) | 2011.08.10 |
독도 내 사랑/고재철 (0) | 2011.08.01 |
뜨거움의 진실/박 남 근 (0) | 201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