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評·컬럼(column)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 최주식/9,10월호 권두언

시인 최주식 2011. 9. 1. 23:56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서정작가협회장 최주식

 

삶이란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든,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든, 만난다는 것은 곧 삶입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본받고, 어리석은 사람을 만나면 나는 이러지 말아야겠다 하면서 마음을 추슬러야 할 것입니다.

 

날마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만나는 사람으로 인하여 즐겁고 기쁜 일만 있었으면 합니다.

일요일에는 태양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태양이 세상을 밝게 하듯이 만나는 사람으로 인하여 이웃과 사회가 밝아지기를 바랍니다.

월요일에는 어둠의 땅을 밝히는 달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아무런 조건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비춰주는 달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화요일에는 불과 같이 자신을 살피는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없어서는 안될 고마운 불이지만 잘못 다루면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불과 같이 늘 반성하고 자신을 뒤돌아보는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수요일에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르는 물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생명을 살리고, 꽃을 피우고, 다시 허공으로 올라가 단비를 내리는 물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목요일에는 푸른 나무와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무더위를 피하는 휴식처가 되는 나무와 같이 하늘을 향해, 미래를 향해 등을 구부리지 않는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금요일에는 스스로를 닦음으로써 교화하는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을 이길때는 성내고 바르지 못한 말을 하였을 때입니다. 자신의 가공(假空)을 버린 천금같은 말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토요일에는 흙과 같이 정직한 사람을 만났으면 합니다. 생명이 싹 트고 열매를 탄생시키는 흙과 같은 사람,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흙과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비가 많았던 계절이 떠나가고 있습니다. 여름 꽃은 내년에 다시 새 꽃을 피우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해체를 통해 무진한 창조를 여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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