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거미/박무웅
거미는
허공이 바다다
어부가 바다에 그물을 치듯
거미는 허공에 그물을 친다.
건물 모퉁이나 벽과 벽 사이
곡예사처럼 꽁무니에 줄을 매달고
슬픔의 지형도를 그린다.
나비, 잠자리, 매미.....
길을 잘 못 든 날것들의 울음이
간간이 등고선처럼 흔들린다.
비가 뿌리는 거리 아침
가슴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매달고
도시의 이 쪽 저 쪽에 걸쳐
나의 하루가 흔들거린다.
지금
내가 쳐 놓은 거미줄은?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 詩 낭송 > 낭송하기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상의 붕새/박무웅 (0) | 2011.09.15 |
---|---|
사석/박무웅 (0) | 2011.09.15 |
가을 억새 / 정일근 (0) | 2011.09.10 |
자원봉사를 하다보면/최주식 (0) | 2011.08.21 |
사십대/고정희 (0) | 2011.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