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부침개/송재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수필은 첫 머리글로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첫 머리글은 거짓이 없고 꾸밈없는 내용의 전개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너무 긴 배경 설명이나 긍정이 아닌 부정적인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은 올바른 시작이 아니다. 개인의 변명이나 새롭지 않은 진부한 내용의 시작은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송재선님의 <어머니의 부침개>는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개인적인 회고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안정감이 있어 그 가능성에 기대가 크다.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문장이 없어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세상에 대한 믿음이 살아나오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한 편의 수필로 송재선님의 인생 구석구석을 다 들여다본듯한 미안함이 든다. 이는 서정적인 문장의 전개가 매끄럽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수필은 문장을 통해 삶을 이야기 한다고 볼 수 있는데 <어머니의 부침개>는 가정의 달 오월을 맞아 효심과 가족사랑을 느낄 수 있다. 미역국에서는 바다보다 넓은 사랑이 넘실거리고 부침개를 부치다 난 프라이팬 자국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된다. 결국은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사랑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어머니의 인생살이가 나의 삶이고 나의 길임을 말해주고 있다. 이와 같이 수필은 일상생활의 소재로서도 사랑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문학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계속해서 좋은 작품을 기대하며 한국 문단에 송재선님을 당당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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