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가을, 전갈자리 - 생일에 / 이경임

시인 최주식 2012. 8. 10. 22:21

가을, 전갈자리 -생일에 이경임

 
하필이면 눈 시린 가을날의 점지였나
어머니 자궁 속을 가랑잎처럼 비우고
깊은 물 맨발로 걸어 배냇짓도 겨운 날.

한 그릇 정화수에 먼 하늘빛 담아 놓고
오래 전 눈 여겨 둔 살뜰한 전갈자리
광년을 가로질러 온 서릿길이 보인다.

이제야 알 것 같네, 어머니 시린 무릎
때로 종종걸음치며 그 별자리 쓰다듬어
환한 빛 사위지 않게 외오 섰던 속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