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갈자리 -생일에 이경임
하필이면 눈 시린 가을날의 점지였나
어머니 자궁 속을 가랑잎처럼 비우고
깊은 물 맨발로 걸어 배냇짓도 겨운 날.
한 그릇 정화수에 먼 하늘빛 담아 놓고
오래 전 눈 여겨 둔 살뜰한 전갈자리
광년을 가로질러 온 서릿길이 보인다.
이제야 알 것 같네, 어머니 시린 무릎
때로 종종걸음치며 그 별자리 쓰다듬어
환한 빛 사위지 않게 외오 섰던 속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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