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클래식' 문학 추천작]
'임꺽정' 조선인의 인간미 뼛속까지… '적과 흑' 인간의 격정을 노래한 책
어렵고 딱딱한 책만 가득할까요? '톰소여의 모험', 추리소설도 있어요
고전(古典)은 결국 시간과 싸워 살아남은 책. 101명이 추천한 '파워 클래식'에서 문학의 고전은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부터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까지 대륙과 바다를 종횡무진 횡단했다.
- 고전은 결국 시간과 싸워 살아남은 책. 시대가 불확실하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어두울수록‘고전’에 길을 물을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학술·종교계 101명이 엄선해 추천한‘101 파워 클래식’이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예술원 회원인 문학평론가 유종호 교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추천했다. "삶의 모든 국면이 드러나 있으며 신이나 악의 문제에 대한 성찰도 다양하다"는 것이다. 소설가 김연수는 "소설이란 장르를 어떤 사상서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카라마조프…'에 대한 추천은 국적 불문, 시대 불문이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내가 읽었던 소설 중에서 최고"라 했고, 신학자 칼 바르트는 특히 '카라마조프…'에서 '대심문관'은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실'의 작가 김별아 역시 "(카라마조프가의 둘째 아들 이반의 자작 서사시인) '대심문관'은 거듭해 읽을수록 압권"이라고 추천했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도 복수 추천을 받은 책. 이 책을 번역한 예술원 회원 김화영 교수는 "진정한 고전이라는 확신 때문에 그 연구에 반생을 바쳤고, 번역에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했다. 소설가 권지예 역시 "19세기 프랑스 근대문학의 고전이지만, 영원한 고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소설가 은희경·윤성희 역시 이 작품을 첫손으로 꼽았다.
스탕달의 '적과 흑' 역시 거듭 추천을 받은 책이다. 카이스트에서 글쓰기와 스토리텔링을 강의하는 전봉관 교수는 "20대 시절, 출세욕이 얼마나 삶을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 준 책"이라며 "지식인의 자기모순을 성찰하고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미술평론가 이주헌씨는 "운명의 한계와 그것을 뚫고 나가려는 인간의 격정을 노래한 책"으로 '적과 흑'을 정의했다. 성공이 유일한 관심사이며, 헛똑똑이인 우리가 겪는 질투와 복수 등 온갖 감정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재미학(學)의 에듀테이너'로 요즘 사랑받는 명지대 김정운 교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적극 추천했다. "이 책은 논리적으로 따지면 전혀 재미없다. 사회구조적인 모순이나, 개인의 먹고사는 일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책"이라는 것이다. 시인 김선우, 정혜윤 CBS PD도 이 책을 추천했다.
"이 책에서 어떤 동기를 찾으려 하는 자는 기소할 것이며, 교훈을 찾으려 하는 자는 추방할 것이고, 플롯을 찾으려 하는 자는 총살할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이런 경고로 시작한다. 고전이라고 해서 너무 무겁지 않을까 하는 편견은 버릴 것. '101명이 추천한 파워 클래식'에는 독자들의 어린 시절 추억을 자극하는 '톰소여의 모험'은 물론, 코난 도일의 '주홍색 연구'와 같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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