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쑥떡 / 서지희
하루 종일
한마디도 안 하다가
떡집에서 산
쑥떡을 먹으면
- 아 맛있다, 맛있다
- 엄마도 한번 먹어봐
- 너나 많이 먹으렴
엄마와의 대화가 없던 나도
어느새 파릇한 쑥처럼
쑥덕쑥덕
말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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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에 돋아나는 파릇한 쑥 같은 수작 | |
/심사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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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했으면 좋겠다. 새봄에 돋아나는 새순 같은 티도 흠도 없는 순결한 동심을 담은 동시였으면 좋겠다는 게 두 심사위원의 공통된 견해였다. 이 세상에는 없는 동시, 앞으로도 없는 동시면 더더욱 좋겠다는 게 선자들의 소망이기도 했다. 속이 깊으면서도 감칠맛 나는 작품도 생각했다. 응모작을 한 장 한 장 촘촘히 읽으면서 응모자들의 동시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열정과 헌신이 느껴져 마음이 뭉클했다. 몇날 며칠, 아니 몇 년 몇 해를 두고 갈고닦았을 눈물과 한숨과 고뇌를 떠올리니 응모작 앞에 캄캄해졌다. 오랜 시간 몇 번의 뒤집기 끝에 서지희의 `쑥떡'을 당선작으로 올렸다. 비비 꼬거나 뒤틀려 하지 않은 거추장스러운 수사가 없어서 좋았다. `쑥'과 `쑥떡'과 `쑥덕쑥덕'이 갖는 시어의 고리가 잘 풀어졌다. 때로는 은유나 상징 역설 같은 장치로 은근한 재미나 즐거움을 주고 전율을 느끼게 하는 반전도 필요하겠으나, 동시는 단순해야 한다는 원론적 관점으로 보아서 손색이 없다 하겠다. 새봄에 돋은 파릇한 쑥 같다. 심사소감 사족, 신춘문예는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평가받는 기회이기는하나 자신이 시인으로 살아갈 소명인지를 먼저 되새겨보는 마음가짐도 필수요소라 생각하면 좋겠다. 특히 동시를 쓰는 시인은 순결하고 결연한 시정신을 가진 시인으로 한 생을 마감하리라는 의지가 필요하다. 유혹에서 자유로워야 시인으로, 시로 남을 수 있다.이재경의 `봄눈', 강현의 `귀', 조계향의 `알쏭달쏭'과 김민수 김영옥을 비롯한 몇 몇 응모자들의 작품도 빼어났음을 밝히며 당선자에게 큰 축하를 보낸다. 이화주·이창건 아동문학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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