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낭송/낭송하기 좋은 시

봄 바람난 년들/권나현

시인 최주식 2020. 3. 14. 19:33

봄 바람난 년들/권나현

 

보소!

자네도 들었는가?

기어이 아랫말 매화년이 바람이 났다네

 

고추당초 보다 매운 겨울살이를

잘 견딘다 싶더만

남녁에서 온ㅈ수상한 바람넘이

귓가에 속삭댕께 안 넘어갈 재주가 있당가?

 

아이고~말도 마소!

어디 매화년 뿐이 것소

 

봄에 피는 꽃년들은 모조리 궁딩이를

들썩 대는디 아랫말은 난리가 났당께요

 

키만 삐쩡 큰 목련부터 대그빡 피도 안 마른

제비꽃 년들까정 난리도 아녀라

 

워매 워매 ~

쩌그 진달래 년 주딩이 좀보소?

삘겋게 루즈까정 칠했네

 

워째야 쓰까이~

참말로 수상한 시절이여

여그 저그 온 천지가 난리도 아니구만

 

그려 ~워쩔 수 없제

잡는다고 되것어 말린다고 되것어

 

암만 고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안 혀라

보소

시방이라고 있을 때가 아니랑게

바람난 꽃년들 밴질 밴질한

낮짝이라도 귀경할라믄

우리도 싸게 나가 보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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