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 동시 - 제 29 편]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 일러스트 양혜원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엄마 품') 넓고 넓은 밤하늘엔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 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 들새 모여앉아 꼬빡꼬빡 잠자지. 포근포근 엄마 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아기 예쁜 아기 새..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8 편] 하느님에게 - 박두순 ▲ 일러스트=윤종태 하느님에게 - 박두순 ( 우리 주위에 가득 찬 하느님과의 '대화' ) 때맞춰 비를 내리시고 동네 골목길을 청소해 주셔서 고마워요. 그런데 가슴아픈 일이 있어요. 개미네 집이 무너지는 것이지요. 개미네 마을은 그냥 두셔요. 구석에 사는 것만 해도 불쌍하잖아요 가끔 굶는다는 소식..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7 편] 손을 기다리는 건 - 신형건 손을 기다리는 건 - 신형건 ( 손과 손 맞잡으면 평화가 꽃피죠 ) 손을 기다리는 건 어제 새로 깎은 연필, 내방문의 손잡이, 손을 기다리는 건 엘리베이터의 9층 버튼, 칠판 아래 분필가루투성이 지우개, 때가 꼬질꼬질한 손수건, 애타게 손을 기다리는 건 책상 틈바구니에 들어간 30센티미터 뿔자, 방구석..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애송 동시 - 제 26 편] 상 어 - 최승호 상 어 -/.최승호 어쩌지 상어가 창문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침대를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지붕을 물어뜯으면 어쩌지 상어가 비행기를 물어뜯으면 어! 상어가 해님을 물어뜯었어 (2006) 아이들이 말을 배우는 과정은 언제 봐도 새삼스럽고 신기하다. 아이가 '아빠'와 '엄마'를 말하던 날의 감격..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한국인의 애송 동시] (25) 강아지풀 - 김구연 오요요 오요요 불러볼까요. 보송보송 털 세우고 몸을 흔드는. 강아지풀 강아지풀 불러 볼까요. 〈1988년〉 "오요요/ 오요요"는 어미가 제 새끼를 부를 때, 혹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부를 때 내는 소리다. 바이올린의 높은 선율보다는 낮은 음역대(音域帶)에서 나오는 바순 소리에 더 가깝다. 뜻 없는 의..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한국인의 애송 동시] (24) 꼬까신 - 최계락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즈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최계락(1930~1970)은 진주에서 출생해 주로 부산에서 활동한 시인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9
[한국인의 애송 동시](23) 따오기 - 한정동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돋는 나라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 메이뇨 내 아버지 가신 나라 달돋는 나라 <1925년> 〈따오기〉는 1925년 동..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5
[한국인의 애송 동시] (22) 반달 - 윤극영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1924) 거의 국민가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시는 1연..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5
[한국인의 애송 동시] (21) 문구멍 - 신현득 빠꼼 빠꼼 문구멍이 높아간다. 아가 키가 큰다. (1959) 〈문구멍〉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한 동시다. 빠꼼 빠꼼 문구멍이 나 있다. 누가 문구멍을 뚫었나 했더니 저 호기심이 왕성한 아가가 그 주인공이다. 문명을 밀어올린 힘의 바탕인 저 호기심을 누가 말릴 수 있을 것인가. 저 어..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7.05
[한국인의 애송 동시](20) 소년 - 윤동주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 ♣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200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