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101

[애송시 100편 - 제47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애송시 100편 - 제47편]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 상 화 정끝별·시인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

[애송시 100편 - 제46편] 어디로? - 최하림

[애송시 100편 - 제46편] 어디로? - 최하림 최하림 문태준·시인 황혼이다 어두운 황혼이 내린다 서 있기를 좋아하는 나무들은 그에게로 불어오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있고 언덕 아래 오두막에서는 작은 사나이가 사립을 밀고 나와 징검다리를 건너다 말고 멈추어 선다 사나이는 한동안 물을 본다 ..

[애송시 100편-제44편] 너와집 한 채 - 김명인

[애송시 100편-제44편] 너와집 한 채 - 김명인 문태준·시인 길이 있다면, 어디 두천쯤에나 가서 강원남도 울진군 북면의 버려진 너와집이나 얻어 들겠네, 거기서 한 마장 다시 화전에 그슬린 말재를 넘어 눈 아래 골짜기에 들었다가 길을 잃었네 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 붙을 때 너와집 썩은 나무껍질..

[애송시 100편-제42편]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애송시 100편-제42편]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문태준·시인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零下) 십삼도(十三度) 영하(零下) 이십도(二十度) 지상(地上)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애송시 100편-제41편] 6은 나무 7은 돌고래, 열번째는 전화기 - 박상순

[애송시 100편-제41편] 6은 나무 7은 돌고래, 열번째는 전화기 - 박상순 정끝별·시인 첫번째는 나 2는 자동차 3은 늑대, 4는 잠수함 5는 악어, 6은 나무, 7은 돌고래 8은 비행기 9는 코뿔소, 열번째는 전화기 첫번째의 내가 열번째를 들고 반복해서 말한다 2는 자동차, 3은 늑대 몸통이 불어날 때까지 8은 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