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 100편-제25편]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애송시 100편-제25편] 잘 익은 사과 - 김혜순 정끝별·시인 백 마리 여치가 한꺼번에 우는 소리 내 자전거 바퀴가 치르르치르르 도는 소리 보랏빛 가을 찬바람이 정미소에 실려온 나락들처럼 바퀴살 아래에서 자꾸만 빻아지는 소리 처녀 엄마의 눈물만 받아먹고 살다가 유모차에 실려 먼 나라로 입양 가..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5.01
[애송시 100편-제24편]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수권 [애송시 100편-제24편] 산문(山門)에 기대어 - 송수권 문태준·시인 누이야 가을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 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5.01
[애송시 100편-제23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애송시 100편-제23편]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백 석 정끝별·시인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5.01
[애송시 100편-제22편] 푸른 곰팡이-산책시1 [애송시 100편-제22편] 푸른 곰팡이-산책시1 이문재 문태준·시인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5.01
[애송시 100편-제21편] 귀천 [애송시 100편-제21편] 귀천 천상병 정끝별·시인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詩그리고詩/100詩人 100詩 2009.05.01
알렉스 로비라 셀마의 《행운》중에서 " 자네 '운(luck)'과 '행운(good luck)'의 차이점이 뭔지 아나?" 운은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 결코 머물지 않는다. 행운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영원히 가질 수 있다. 만일 오늘 일을 '내일'로 미룬다면 행운은 결코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원한다면 그 시작이 분명 있어야 한다. 그 첫발..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4.15
오늘의 좋은 말 一派靑山景色幽러니 前人田土後人收라 後人收得莫歡喜하라 更有收人在後頭니라. [해설]한 줄기 푸른 산은 경치가 그윽하더라. 저 땅은 옛 사람이 가꾸던 밭인데 뒷 사람들이 거두는 것이다. 뒷 사람은 차지했다 해서 기뻐하지 말라. 다시 거둘 사람은 뒤에 있느니라.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3.29
레프 톨스토이의 《톨스토이의 비밀일기》중에서 마음에 슬픔을 느끼며 잠자리에 들고 똑같은 슬픔을 느끼며 잠을 깬다. 나는 모든 걸 견딜 수 없다. 비를 맞으며 여기저기를 걸어다녔다. 아버지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우주의 영이여, 생명의 원천이여, 날 도와주소서. 내 인생의 마지막 며칠, 마지막 몇 시간이라도 당신에게 봉사하며 당신만 바라보..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3.27
프레드 러스킨의 《용서》중에서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과거가 현재를 가두는 감옥이어서는 안 된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므로,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과거의 아픈 기억을 해소할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용서는, 과거를 받아들이면서도 미래를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감옥 문의 열쇠를 우리 손에 쥐여준다. 용서하고 나면, 두려워 할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3.19
법정(法頂)스님의《무소유》中에서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일까? ..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