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 서정윤 홀로서기 / 서정윤 ( 1 )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처들면서, 날리는 아늑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 태어 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 졌었다면 ,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2 ) 홀로 선..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설해목 설해목 (雪害木) - 법정스님의 글 해가 저문 어느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 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2.05
법정스님의 좋은 글 모음 <법정스님의 좋은글 모음> 빈마음,그것은 무심이라고 한다. 빈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 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에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있는 것이다. - 물소리 바람소리 에서 -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 ♣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2009.02.05
첫눈 첫눈 / 정끝별 날선 삿대질을 되로 주고 말로 받던 그날밤의 창가에 느닷없는 점령군처럼 함박눈이 내렸것다 서로의 눈이 부딪치고 쨍그랑 겨누던 무기를 놓쳤던가 그랬던가 어둡던 창밖이 우연의 남발처럼 환해지는 저건 대체 누구의 과장된 헛기침이란 말인가 그러자 핸드폰을 귀에 댄 남자가 검은..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동백 한 그루 동백 한 그루 / 정끝별 포크레인도 차마 무너뜨리지 못한 폐허(肺虛)에 동백 한 그루 화단 모퉁이에 서른의 아버지가 우리들 탯줄을 거름 삼아 심으셨던 저 동백 한 그루 아니었으면 지나칠 뻔했지 옛집 영산포 남교동 향미네 쌀집 뒤 먹기와 위로 높이 솟았던 굴뚝 벽돌뿌리와 나란히, 빗물이며 미꾸..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자작나무 내 인생 자작나무 내 인생 정끝별 속 깊은 기침을 오래하더니 무엇이 터졌을까 명치끝에 누르스름한 멍이 배어 나왔다 길가에 벌(罰)처럼 선 자작나무 저 속에서는 무엇이 터졌길래 저리 흰빛이 배어 나오는 걸까 잎과 꽃 세상 모든 색들 다 버리고 해 달 별 세상 모든 빛들 제 속에 묻어놓고 뼈만 솟은 저 서릿..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미라보는 어디 있는가 미라보는 어디 있는가 / 정끝별 미라보 하면 파리의 세느강 위에 우뚝 선 다리였다가 옥탑방 벽에 붙어 있던 바람둥이 혁명가였다가 물리학자였다가 정치가였다가 당신이었다가 퐁네프의 연인들이 달리는 사랑이었다가 미라보, 미라보 하면 신촌이나 부산 어디쯤 호텔이었다가 파리젠느 감자를 곁들..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천생연분 천생연분 / 정끝별 후라나무 씨는 독을 품고 있다네 살을 썩게 하고 눈을 멀게 한다네 그 짝 마코 앵무는 열매 꼬투리를 찢어 씨를 흩어놓는다네 다 먹을 수 없을 만큼 많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멀리, 흩어진 씨를 배불리 쪼아먹은 후 어라! 독을 중화시키는 진흙을 먹는다네 베르톨레티아나무 열매는..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날아라! 원더우먼 날아라! 원더우먼 뽀빠이 살려줘요-소리치면 기다려요 올리브! 파이프를 문 뽀빠이가 씽 달려와 시금치 깡통을 먹은 후 부르르 알통을 흔들고는 브루터스를 무찌르고 올리브를 구해주곤 했어 타잔 구해줘요 타잔 - 외칠 때마다 치타 가죽인지 표범 가죽인지를 둘러찬 타잔이 아- 아아 나무와 나무 사..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
통속 / 정끝별 통속 / 정끝별 서두르다를 서투르다로 잘못 읽었다 잘못 읽는 글자들이 점점 많아진다 화두를 화투로, 가늠을 가름으로, 돌입을 몰입으로, 비박을 피박으로 잘못 읽어도 문맥이 통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네 살배기 딸도 그랬다 번번이 두부와 부두의 사이에서, 시치미와 시금치 사이에서 망설이다.. ♣ 詩그리고詩/한국명시 2009.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