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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100편-제36편] 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애송시 100편-제36편] 우리 오빠와 화로 - 임화 문태준·시인 사랑하는 우리 오빠 어저께 그만 그렇게 위하시던 오빠의 거북 무늬 질화로가 깨어졌어요 언제나 오빠가 우리들의 ‘피오닐’ 조그만 기수라 부르는 영남(永南)이가 지구에 해가 비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담배의 독기 속에다 어린 몸을 ..

[애송시 100편-제34편] 어떤 적막 - 정현종

[애송시 100편-제34편] 어떤 적막 - 정현종 문태준·시인 좀 쓸쓸한 시간을 견디느라고 들꽃을 따서 너는 팔찌를 만들었다. 말없이 만든 시간은 가이없고 둥근 안팎은 적막했다. 손목에 차기도 하고 탁자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는데 네가 없는 동안 나는 놓아둔 꽃팔찌를 바라본다. 그리로 우주가 수렴되..

[애송시 100편-제33편] 저녁의 염전 - 김경주

[애송시 100편-제33편] 저녁의 염전 - 김경주 정끝별·시인 죽은 사람을 물가로 질질 끌고 가듯이 염전의 어둠은 온다 섬의 그늘들이 바람에 실려온다 물 안에 스며 있는 물고기들, 흰 눈이 수면에 번지고 있다 폐선의 유리창으로 비치는 물속의 어둠 선실 바닥엔 어린 갈매기들이 웅크렸던 얼룩, 비늘들..

[애송시 100편-제31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애송시 100편-제31편]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정끝별·시인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