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쉬어가는 글

제이 앨프리드 프루프록의 연가

시인 최주식 2009. 1. 21. 23:26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

             T. S. Eliot


Let us go then, you and I,
When the evening is spread out against the sky
Like a patient etherized upon a table;
Let us go, through certain half-deserted streets,
The muttering retreats
Of restless nights in one-night cheap hotels
And sawdust restaurants with oyster-shells:
Streets that follow like a tedious argument
Of insidious intent
To lead you to an overwhelming question. . .   
Oh, do not ask, "What is it?"
Let us go and make our visit.

  In the room the women come and go
Talking of Michelangelo.

  The yellow fog that rubs its back upon the window-panes
The yellow smoke that rubs its muzzle on the window-panes
Licked its tongue into the corners of the evening
Lingered upon the pools that stand in drains,
Let fall upon its back the soot that falls from chimneys,
Slipped by the terrace, made a sudden leap,     
And seeing that it was a soft October night
Curled once about the house, and fell asleep.


제이 앨프리드 프루프록의 연가

          T. S. 엘리엇


그러면 가볼까요, 그대와 나
저녁이 수술대 위의 마취된 환자처럼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을 때.
가 봅시다, 인적이 반쯤 끊긴 거리들을 지나
싸구려 여인숙의 잠 못 이루는 밤마다
웅얼거리는 말소리 새어 나오는 골목으로 해서
굴 껍질과 톱밥이 흩어진 음식점들을 지나 가 봅시다.
음흉한 속셈을 품은
지루한 논의처럼 이어지는 거리들을 지나면
그대는 엄청난 문제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아, '무엇이냐'고 묻지는 말고
일단 찾아가 봅시다.

방안에서 여인네들이 오가며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한다.

유리창에 등을 비비는 노란 안개
유리창에 주둥이를 비비는 노란 연기
저녁의 구석구석을 혀로 핥고서
수채에 괸 웅덩이 위에서 머뭇거리다
굴뚝에서 떨어지는 그을음을 등에 받으며
테라스 곁을 살짝 지나 갑자기 펄쩍 뛰고선
아늑한 10월의 밤인 줄 알았던지,
집을 한 바퀴 돌고선 잠이 들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