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신문칼럼)

예, 아니요로 답하기

시인 최주식 2010. 1. 12. 22:36

[우리말 바루기] 예, 아니요로 답하기

 

증인은 묻는 말에 ‘예’ 혹은 ‘아니오’로만 답하시오.” 법정 영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사다. 하지만 증인은 이렇게 대답해서는 곤란하다. ‘예’ 혹은 ‘아니요’로 답변해야 한다.

질문에 부정하여 대답하는 말 ‘아니’에 대한 높임의 표현으로 ‘아니오’라고 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니요’라고 해야 어법에 맞다. “그가 당신에게 이번 일을 지시한 게 맞습니까?” “아니요”와 같이 질의응답하는 게 바르다. ‘예(네)’에 상대되는 말은 ‘아니오’가 아니라 ‘아니요’다.

‘아니오’는 형용사 ‘아니다’의 어간 ‘아니-’에 설명·의문·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오’가 결합한 말이다. “이것은 증거물이 아니오” “저 사람이 피의자가 아니오?”처럼 한 문장의 서술어로만 쓰인다. ‘아니’의 존대어엔 ‘아니요’를, 문장을 끝맺을 때는 ‘아니오’를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문장을 이어 줄 때 역시 ‘아니오’와 ‘아니요’의 표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그냥 사진이 아니오, 하나뿐인 증거사진입니다”에서 ‘아니오’는 ‘아니요’로 바뤄야 한다. ‘아니다’의 어간에 사물·사실 등을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어미 ‘-요’가 붙은 것으로, 문장이 끝난 게 아니므로 ‘아니오’로 사용해선 안 된다.

이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