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시인 / 이생진
마을 이장이 술 한잔 하자 한다
그는 손수 안줏감을 비닐에 싸들고 왔다
“소주 한잔 하자 구요” 하며 비닐봉지를 열어놓는다
“술을 못하는데요”
이장 왈 “시 쓴다고 하기에 술은 하는 줄 알았죠”
이장은 실망했을 거다
“술도 못하는 주제에 무슨 시냐?”고
그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술이었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시만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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