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명시

바다의 오후 / 이생진

시인 최주식 2010. 1. 14. 21:58

바다의 오후 / 이생진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