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양두고(兩頭鼓) / 유현주

시인 최주식 2010. 1. 24. 21:27

양두고(兩頭鼓) / 유현주

 

어우르던 장구가 더운 숨을 토한다

 

생사의 경계선을 이랑인 듯 넘어와

 

울음을 되새김하여 소리로 환생한 소

 

옹차던 속 들어 낸 여섯 치 오동나무에

 

조임줄로 다시 묶여 코 뚫림을 당할 땐

 

북면을 힘껏 조이며 공명통을 안는다

 

사포를 쇠 빗 삼아 쓸어주는 조롱목

 

완강하던 고집이 세마치로 조율되고

 

긴장한 소릿결들이 평온하게 풀릴 즈음

 

옻 밥을 먹은 소가 밭갈이를 나선다

 

열채로 엉덩이를 가볍게 두드리자

 

덩더꿍, 변죽을 울리며 타령을 끌고 간다

 

'좋은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혹은 목련 / 박해성   (0) 2010.01.24
콩나물 일기 / 조민희  (0) 2010.01.24
소방수첩 2 / 강경훈  (0) 2010.01.24
인삼반가사유상 / 배우식   (0) 2010.01.24
염전에 들다 / 연선옥   (0) 2010.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