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인삼반가사유상 / 배우식

시인 최주식 2010. 1. 24. 21:25

인삼반가사유상 / 배우식 

 
1

 

까만 어둠 헤집고 올라오는 꽃대 하나

인삼 꽃 피어나는 말간 소리 들린다.

그 끝을 무심히 따라가면 투명 창이 보인다.

 

2

 

한 사내가 꽃대 하나 밀어 올려 보낸 뒤

땅속에서 환하게 반가부좌 가만 튼다.

창문 안 들여다보는 내 눈에도 삼꽃 핀다.

무아경, 온몸에 흙물 쏟아져도 잔잔하다.

깊고 깊은 선정삼매 고요히 빠져있는

저 사내, 인삼반가사유상의 얼굴이 환하게 맑다.

 

3

 

홀연히 진박새가 날아들어 묵언 문다.

산 너머로 날아간 뒤 떠오르는 보름달,

그 사내 침묵의 사유가 만발하여 나도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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