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

콩나물 일기 / 조민희

시인 최주식 2010. 1. 24. 21:28

콩나물 일기 / 조민희

 

하지 무렵 짧은 고요 어둠에 잠겨 든다.

별꽃 뜬 어둑새벽 그믐달과 살을 섞고

쟁쟁한 징소리 내며 두 손 밀어 올린다.

 

노굿이 날개 접고 지어가는 고치 속에

갇혔다 튕겨진 몸, 바람에 여위어 가고

이제는 못 삭힌 열망 갈증으로 남는다.

 

눈물로 녹여낼까? 꺼내어 든 물음표

외발로 등 기대고 소통의 문을 연다.

화들짝 개나리 피어 또 한 생이 열리고.

 

번잡한 영등포역 문 헐거운 국밥집에서

인력시장 줄 선 사내 빈속을 달래 주는

그렇게 열반에 든다, 누추한 시대 성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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