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일기 / 조민희
하지 무렵 짧은 고요 어둠에 잠겨 든다.
별꽃 뜬 어둑새벽 그믐달과 살을 섞고
쟁쟁한 징소리 내며 두 손 밀어 올린다.
노굿이 날개 접고 지어가는 고치 속에
갇혔다 튕겨진 몸, 바람에 여위어 가고
이제는 못 삭힌 열망 갈증으로 남는다.
눈물로 녹여낼까? 꺼내어 든 물음표
외발로 등 기대고 소통의 문을 연다.
화들짝 개나리 피어 또 한 생이 열리고.
번잡한 영등포역 문 헐거운 국밥집에서
인력시장 줄 선 사내 빈속을 달래 주는
그렇게 열반에 든다, 누추한 시대 성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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