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우리 할머니 / 김애란
우리 할머니 입은
꽃잎 오므린 호박꽃 같아요
호박꽃 속에서
벌이 윙윙거리는 소리
들어 보셨어요?
나는 매일 들어요
우리 할머니 입 속에는
벌 한 마리 살고 있거든요
윙윙윙……
남들은 우리 할머니 말
도대체 모르겠대요
그래도 난 다 알아요
뭐라고 하시는지
느낌으로 다 알아요
심사평
대상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점수
예년에 비해 응모작품 수는 변하지 않았으나, 그 수준은 비교적 낮았다. 신인다운 참신함이나 개성적인 목소리를 만나기 어려웠고, 작품의 완성도에서도 미흡했다.
대체로 동요적 발상이나 어린이의 태도, 어조를 흉내낸 이야기 형태의 산문이 눈에 많이 띄었고, 시적 대상을 설명한다거나 의미가 모호한 작품들도 의외로 많았다. 그 가운데 마지막까지 남은 작품은 ‘사이다’(이해든), ‘일학년 할머니’(봉필순), ‘가방부자’(유은경), ‘라디오’(박성우), ‘공원 식구’(조영수), ‘우리 할머니’(김애란) 등이었다.
이해든씨의 동시는 독특한 개성과 선명한 이미지가 돋보였으나 감각적인 면만 부각시키는 데 그쳤고, 봉필순 씨의 동시는 현실 생활에서 동심을 새롭게 발견한 점은 좋았으나, 표현이 다듬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유은경 씨의 동시는 아이들 삶의 현실을 잘 포착해내었으나 내용이 참신하지 못했고, 박성우씨의 동시는 시적 발상은 재미있고 새로우나 시상 전개에 작위성의 노출되어 신선미를 잃은 점이 흠이었다.
조영수씨는 보내온 작품 수준이 고르고 동시를 빚는 솜씨가 눈에 띄었으나, 특별히 도드라진 작품이 없어 안타까웠다. 김애란씨의 동시는 평이하면서도 비유가 적절하고 시적 의미가 잘 담겨 있으나, 새로운 시적 발견이나 참신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김애란의 ‘우리 할머니’를 당선작으로 올리는데 이견은 없었다. 그가 응모한 다른 작품에도 수준작이 있을 뿐 아니라,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따뜻함과 진지함이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권오삼 김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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