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한국동시, 동화

참새네 겨울 / 정진채

시인 최주식 2010. 1. 25. 23:25

참새네 겨울 / 정진채

 

 

 하얗게 눈 덮인 날
 매화나무 잔 가지에
 참새네 가족이 한 줄
 오들오들 열렸습니다.

 

 엄마 아빠,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아기 참새들이 칭얼댑니다.
 말이 무거워, 말들이 무거워
 가지가 휘청거립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들쥐네처럼 창고가 있어야 했어
 아빠 참새가 후회를 합니다.

 

 참아라, 참아라, 또 참아라!
 우린 창고가 없지만 아가야
 저 푸른 하늘을 날 수 있잖니?
 엄마 참새가 하늘을 봅니다.

 

 참새네 겨울은 춥지만
 봄은 곧 올 거라고
 꼭 오고 말 거라고
 가지마다 꽃눈들이 속삭입니다.
 가지마다 잎눈들이 반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