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 고영민
밥하던 아내가
포개진 밥그릇이 빠지지 않아
나에게 들고 왔다
그릇이 그릇을 품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당신의 아픔
당최, 힘주어 당겨도 꼼짝하지 않는다
물기에 젖어 안으로 깊어진 마음
오늘은 저리 꼭 맞았나 보다
한 번쯤 나는 등 뒤에서 너를 안아보고 싶었네
선반 위,
씻긴 두 개의 밥그릇이
봉분처럼 나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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