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그리고詩/1,000詩필사

女僧 / 백석

시인 최주식 2010. 1. 25. 23:59

女僧 / 백석

 

女僧은 合掌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 같이 늙었다
나는 佛經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女人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女人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 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山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가지취 : 취나물의 일종.

* 금덤판 : ① 금광.  금점판

                ② 조선 때, 호조나 공조에 딸려 금광(金鑛)의 세금을 거두던 관청

* 섶벌 : 재래종 일벌.

* 머리오리 : 머리카락의 가늘고 긴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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