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이면 포도가 서서히 익어간다
농부는 포도에 신문지로 만든 봉지를 씌운다
빼곡이 적힌 기사들
푸릇한 포도송이에게도 철 지난 신문이 배달되었다
세상에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시끄러운 사건들이 포도알에 박힌다
푸른 눈알을 반짝여 본다
기름 냄새에 절은 눈알들
무엇일까? 무엇일까?
까막눈으로 읽고 또 읽고 …… 달포가 지나
오늘 신문에 자신이 주인공이 된
<**포도축제> 기사가 크게 났다
머지않아 그에게도 사건이 일어날 것 같다
감싸고 있던 신문기사를 북북 찢고
시끄러운 세상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박재희 시인
1956년 달성군 유가면 음리에서 태어남
2000년 <대구문학>으로 등단
솔뫼문학회 동인
2007년 시집 <쟁기> 詩와 反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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