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문인들에게도 관심과 배려를 [중앙일보]
“…소설을 써서 생활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을 뿐이다. 물론 동료나 후배 작가들이 내 작품을 심사한다는 점이 꺼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보다 많은 독자와 만나고 싶었다.”
1월 1일자 중앙일보에 실린 ‘1억원 상금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 당선자 임영태씨의 말이다. 이 가운데 특히 가슴 아픈 말이 ‘동료나 후배 작가들이 내 작품을 심사한다’는 대목이다. 오죽했으면 자존심을 모두 접고 동료나 후배가 내 글을 심사하는 것도 감수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남의 책을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 생계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한국문인협회 발간 ‘월간문학’ 1월호에 실린 회원 주소록에 따르면 문협 회원으로 등록된 우리나라 문인은 시인 5111명, 수필가 2625명, 아동문학가 879명, 시조시인 730명, 소설가 760명 등 1만46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1만여 명 가운데 글만 써서 생계를 유지하는 문인은 1%도 되지 않는다. 등단한 지 수십 년이 넘는 원로에서 엊그제 문단에 나온 신인에 이르기까지 절대 다수의 문인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문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문예진흥기금이란 것이 있지만 그 혜택을 받는 것은 거의 하늘의 별 따기나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 지난한 노릇이다. 정부가 지원을 많이 해줘야 반드시 좋은 문학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문인들을 이렇게 천대하고 박대하면서도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바랄 수는 없을 것이다. 과학이나 외국어 같은 분야의 절반 정도라도 문인들에게도 관심과 배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황원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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