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개나무*의 노래 / 김연성
저 산등성이 어딘가에 서있는 망개나무여
어긋나고 길쭉길쭉 타원형으로 자란 잎이여
비바람에 뜯겨나간 모진 마음이여
살배나무면 어떻고 멧대싸리라고 부르면 어떠리
내 모든 그리움의 자생지(自生地)는 어디 있을까
번식력은 약하지만 한번 뿌리박으면 잎들의 귀가 무성해지리라
그리움의 기슭 어디쯤 오래 서있으면 유월에 황색 꽃을 피우리라
팔월에는 타원형의 열매를 얻으리라
가지마다 붉게붉게 매달 것이다
아무도 근접할 수 없는 써렛발 같은 마음근처 깊은 계곡 밑으로 흐르는 냇가에
굵은 자갈이 많고 흙이 없는 바위틈에서 나는 서 있다네
황색단풍으로 온 산 물들인다네
가을이 오면
* 천연기념물 제266호
월간 <우리시> 2008.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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