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가마솥 / 정명하
왜 날아오르지 못할까
날개는 왜 돋아나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도 장수한다는
거북이는 납작 엎드려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무엇을 잃어버린 것처럼
새 발자국 찍힌
모래 위를 엉금 엉금 기어가며
눈을 껌벅거린다
무슨 큰 죄나 지은 것처럼
도끼날이라도 떨어질까봐
머리를 조금 내밀었다가
다시 집어넣는 소심함이라니!
무쇠가마솥 같은 등짝 속에 숨은
거북아, 네 죄가 크긴 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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