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 감태준(1947∼ )
마주 서서 바라보는
산과 산 사이
강이 흐르네
지칠 줄 모르는 긴 물결이
산을 한없이
강변이 되게 하는 강
하늘이 보면
우리 사이에도 강이 있으리
좁혀 앉고 당겨 앉아도
한참 더 당겨 앉고 싶은 거리가
나를 강변이 되게 하네
꽁꽁 언 강물 풀리는가 싶더니 이번 입춘 한파로 다시 얼어붙었나.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선 산들도 서로의 체온으로 시린 몸 풀려 슬금슬금 내려와 강변이 되었나. 어느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했는데 이 시는 강이 있다 하네. 너와 나 끝없이 평행으로 흐를 수밖에 없기에 더욱 당기고 좁혀 앉고픈 거리가 강변이라 하네. <이경철·문학평론가>
'詩가 있는 아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식 -한분순(1943∼ ) (0) | 2010.02.09 |
---|---|
유리창 1 -정지용(1902~1950) (0) | 2010.02.06 |
하도 햇볕이 다냥해서 중 -신석정(1907~1974) (0) | 2010.02.04 |
겨울 들판을 걸으며 중 -허형만(1945~ ) (0) | 2010.02.03 |
공터의 사랑 -허수경(1964~ ) (0) | 2010.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