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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순우리말로 익힌다

시인 최주식 2010. 2. 6. 21:25

한자, 순우리말로 익힌다

김정환 천자문
김정환 지음|사문난적|276쪽|1만3000원

"한문은 한 자 한 자가 그림의 상형문자며, 그림을 합쳐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고, 4자 시 250행으로 이뤄진 천자문은 우주와 역사 그리고 철학을 한데 아우른다."

클래식 음악과 역사 교양서를 낸 바 있는 시인 김정환이 이번에는 천자문 책을 만들었다. "한자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새로운 문사철(文史哲)의 천자문이 필요하다"며 고등학교 교과에 자주 나오는 한자 1000자를 선정, 8자 시 125행으로 구성했다. 한자의 뜻을 한자로 설명하는 경우를 가능한 한 피하고 순우리말로 풀었다.

일례로 '諷刺冒險誤謬矛盾'(풍자모험오류모순)이란 표제어는 '풍자는 오류와 모순도 무릅쓴다'고 설명한 뒤 한자 각각의 음과 뜻을 달았다. '창(槍) 모' '방패(防牌) 순'이 아닌 '끝이 꼬부라진 긴 찌르는 꼬챙이 모' '몸을 가리는 막는 조각 순'으로 풀었다. 'Satire ventures even the error and contradiction' 식으로 영문 번역을 달았고, 도표(우리나라 세금구조, 인도 왕조 흥망표)와 일러스트(이집트 신화인물, 고대의 동서 교통로)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