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욱꽃 / 김나영
아욱꽃이 피어있다
코끼리 귀같이 펄럭거리는 큰 잎사귀 틈에
코끼리 눈처럼 작은 아욱 꽃이 피어있다
빛바랜 연보라 꽃이 향기도 없이 피어 있다
어느 벌이, 어느 나비가 저 꽃에 들겠는가
저 꽃도 꽃인데, 왜 색을 버렸겠는가
세상에는 꽃을 위해 잎을 포기하는 꽃이 있고
잎을 위해 꽃을 포기하는 꽃이 있다
봐라! 식구들 밥해 멕이려고
수백 평 푸른 밭 경작하고 있는
저 장딴지를!
<다시올문학> 2009.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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