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새 / 박희선
모과나무 위에
할미새가 와서 우네
저 목쉰 울음은
어디선가 많이 듣던
귀에 익은 소리네
옻나무 우물가에 사는
절름발이 할미새가 틀림없네
영감님이라도 돌아가셨는가
아니면, 집에 불이라도 난 것일까
봄밤 자정이 가까워 오는데
할미새가 와서 우네
내일 아침 보리 양식이라도 떨어졌는가
빈 쌀바가지 치마 속에 감추고 와서
늙은 할미새가 우네
봄비를 맞으면서
작은 기침으로 조용히 우네
박희선 시인
1996년 월간<문학춘추>로 등단
시집< 연옥의 바다> <백운리 종점>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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