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오지랍(?)이 넓다 [중앙일보]
주위에 꼭 한 명쯤은 이런 인물이 있다. 자기와 관련 없는 일에 나서서 이러니저러니 참견하고 훈수를 두거나, 여기저기 다니며 간섭하고 모든 일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사람 말이다. 이런 사람을 두고 “오지랖이 넓다”고 말한다.
그러나 ‘오지랖’을 발음 나는 대로 ‘오지랍’으로 표기하는 사람이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오지랍’이란 표현이 적지 않게 나온다. 모두 ‘오지랖’의 철자를 정확하게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랖’은 ‘오지랖이 넓다’는 관용적 표현으로 주로 쓰인다. 쓸데없이 참견하는 경우에 많이 쓰이지만 염치없이 행동하는 면이 있을 때에도 부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가리킨다. “바람이 쌀쌀해 오지랖을 여미었다” “어머니는 오지랖을 걷고 동생에게 젖을 물리셨다”에서와 같이 쓰인다. 윗도리의 앞자락이 넓으면 몸이나 다른 나머지 옷들을 모두 감쌀 수 있다.
무슨 일이든 간섭하고 참견하는 경우 “오지랖이 넓다” 또는 “오지랖이 몇 폭이냐”고 말하는 것은 ‘오지랖’의 이러한 의미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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